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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켓 엔진의 구조와 개념

로켓 연료탱크: 발사 성공을 좌우하는 숨겨진 과학

by 엔지니어A 2025. 5. 16.

 

로켓 연료탱크: 발사 성공을 좌우하는 숨겨진 과학

 

우주선의 연료탱크는 단순한 저장 용기를 넘어서는 구조로, 임무의 성공과 직결되는 핵심 부품입니다. 전체 발사체 질량의 최대 70~90%를 차지하며, 연료탱크는 저장 기능뿐만 아니라 구조체로서의 역할도 동시에 수행해야 합니다. 단열, 압력 유지, 충격과 진동 흡수 등 복합적인 조건을 견디기 위해 각 구성 요소는 정밀하게 설계되며, 본 글에서는 이러한 과학적이고 공학적인 원리를 항목별로 설명합니다.

 

 


 

초경량 구조 설계의 진화: 모든 질량은 발사 비용에 직결됨

초경량 구조 설계의 진화

연료탱크의 무게를 줄이는 것은 효율을 넘어서 미션의 실행 가능성을 결정짓는 전략적 요소입니다. 무게가 늘어날수록 연료 사용량이 증가하고, 이는 곧 발사 비용 상승으로 이어집니다. 이러한 이유로 연료탱크 설계에서 질량 최소화는 핵심 기준으로 작용합니다.

1950년대 미국의 아틀라스 로켓은 내부 압력만으로 강성을 유지하는 ‘풍선 탱크’ 구조를 최초로 도입하였으며, 이 방식은 1~2mm 수준의 얇은 벽면을 가능하게 하였습니다. 단, 외부 충격에는 취약하여 내부 압력을 항상 유지해야 하는 제약이 있습니다.

최근에는 탄소섬유 강화 복합재(CFRP)가 기존 알루미늄을 대체하고 있으며, 기존 대비 30~50% 수준의 경량화를 실현할 수 있습니다. 영국의 국립 복합재 센터(NCC)는 두께 4mm의 복합재 탱크로 85bar의 압력을 견디는 데 성공하였으며, 이는 구조 최적화를 위한 신소재 활용 사례로 평가됩니다. 경량화는 단순한 소재 변경을 넘어, 전체 시스템 효율성 향상을 위한 필수 전략입니다.

 


 

극저온 연료의 보존 기술: 초저온에서의 연료 안정성 확보

로켓 추진에 사용되는 액체 수소 및 액체 산소는 각각 영하 253도, 영하 183도의 극저온 상태에서 저장되어야 합니다. 이러한 연료는 온도 유지 실패 시 급격한 기화 및 압력 상승으로 인해 폭발 위험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열 차단 기술은 연료탱크 설계에서 필수 요소입니다.

열전도 차단을 위해 일반적으로 폴리우레탄 폼 단열재가 적용되며, 공기층을 활용하여 외부 열 유입을 최소화합니다. NASA의 SLS 로켓은 이 단열재로 인해 특유의 주황색 외형을 갖고 있습니다.

단열 효과를 강화하기 위해 다층 단열재(MLI)도 함께 적용되며, 이는 금속박과 절연지를 번갈아 겹친 구조로 구성되어 진공 상태에서 복사열을 차단합니다. MLI 기술의 적용으로 시간당 0.1% 이하의 증발률을 달성할 수 있으며, 이는 수개월간 연료를 저장해야 하는 달 궤도 임무 등에서 반드시 요구되는 성능입니다. 극저온 단열 기술은 장기 우주임무의 연료 안정성을 보장하는 핵심 기술입니다.

 


 

유체 슬로싱 제어: 내부 연료의 불규칙한 움직임 방지

액체 연료는 로켓의 움직임에 따라 내부에서 파동 형태로 요동치는 현상을 유발하며, 이를 슬로싱이라고 합니다. 이 현상이 제어되지 않을 경우, 발사체의 추진력 균형과 자세 제어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연료탱크 내부에는 배플(baffle)이라는 칸막이를 설치하여 액체의 급격한 이동을 차단합니다. NASA의 실험 결과에 따르면 배플이 없는 경우 추진력 변동이 최대 200% 증가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최근에는 단순한 구조물 설치를 넘어서 비선형 유체역학 모델링 기법이 적용되고 있으며, 2023년 NASA 마셜 우주비행센터는 구형 탱크 내 슬로싱 파동을 예측할 수 있는 모델을 개발하였습니다. 이로 인해 배플 구조의 최적화가 가능해졌고, 결과적으로 무게를 약 15% 줄일 수 있었습니다. 유체 제어는 구조 설계와 함께 추진력 안정성 유지의 핵심 역할을 수행합니다.

 


 

극한 하중 견딤: 구조적 강도를 유지하는 설계

연료탱크는 내부 압력 외에도 발사 시 4G 수준의 가속도와 진동, 열팽창, 구조 응력 등을 동시에 견뎌야 합니다. 이러한 복합적인 하중은 일반 금속 구조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에 설계 단계에서 하중 분산 구조가 반영됩니다.

대표적으로는 탱크 외벽에 리브(rib) 구조를 삽입하여 하중을 분산시키며, 내부에서는 계단형 격자 구조처럼 보이게 됩니다. 예를 들어 NASA의 SLS 수소탱크는 전체 길이 130미터, 용량 200만 리터를 초과하며, 리브 구조 덕분에 이러한 대형 구조도 안정적으로 견딜 수 있습니다.

또한 잔류 응력 제어 기술이 적용되어 용접부나 접합부에서 미세 균열이 발생하는 것을 사전에 방지합니다. 이 방식은 응력을 비대칭으로 분산시켜 응력 집중을 줄이는 원리이며, 균열 발생 확률은 백만 분의 1 수준으로 낮아졌습니다. 구조 안정성은 연료 보관 및 추진력 유지에 있어 필수적입니다.

 


 

미래형 연료탱크 기술: 자가 복구와 수소 차단 기능 강화

재사용 가능한 발사체 및 장기 임무의 확산에 따라 연료탱크에도 지속 가능성과 다기능성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개발 중인 기술 중 하나는 자기 치유 복합재입니다. 해당 소재는 수지 성분이 담긴 미세 캡슐을 포함하고 있으며, 균열 발생 시 수지가 자동으로 흘러나와 손상 부위를 복구합니다. 이를 통해 연료탱크의 수명이 연장되고, 임무 중 복구 가능성도 확보할 수 있습니다.

또한 수소는 매우 작은 분자로 구성되어 복합재 내부로 침투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장기 사용 시 성능 저하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원자층 증착(ALD) 기술이 도입되고 있으며, 알루미나 박막을 1~2나노미터 두께로 형성하여 수소의 침투를 99.99% 이상 차단합니다. 이 기술은 금속 탱크 수준의 밀폐 성능을 확보하면서도 복합재의 경량 특성을 유지할 수 있는 솔루션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미래형 연료탱크는 자가 복구 기능과 고차단 특성을 갖춘 지능형 구조체로 진화할 것으로 예상됩니다.